소월素月이 가꾸어 놓은 잔디 위에 유정裕貞이 그리던 봄 봄은 오는가 장희章熙의 고양이도 사지四肢를 펴고 졸아라 동강난 땅에 통곡하던 상화相和의 봄 봄은 오는가 그리운 사람들 그리운 동지들 맘 속에서까지 사라져가는 아리따운 이들 봄바람에 한결같이 살아 오라 철새의 날개타고 처마 밑에 와 노래하라 목련木蓮 향기 되어 뜰 앞에 풍성하라 계절季節의 주기週期는 한낱 생성生成의 유전流転의 타성惰性 잊어도 미워도 돌아오고야 마는 것 우리가 찾는 그리운 이들 우리가 바라는 그리운 순간들 애타도록 부르짖는 그리운 사연들 낙동강 물줄기 되어 한라산 정기 되어 우리들 혈관 속에 샘처럼 흘러 오라 꽃샘 오솔길로 봄빛 맞아 피어보라 아지랭이 타고 나비 되어 앉아라 조국의 뜰에 실존되어 춤추며 즐겨하라 유영 제2시집 『천지서』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