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 다
뭍으로 달려갔다
달려갔다는
되돌아 오고
또 달려갔다는
또 되돌아 온다
바다는 영원의 시지프스
태초의 아침부터
물에 오르고자
몸부림치다가는
밀려 돌아온다
바다는 이윽고 변신
구름으로 날라
비로 뭍에 내여 보나
결국은 또 쫓겨 돌아온다
무슨 죄인지는 알 바이 없으나
바다는 영원의 시지프스
울며불며 몸부림쳐 오르다가는
만신 창이 다시 제 품으로 돌아온다
영원히 바다는 제자리걸음
유영 제2시집 『천지서』1975, 중앙출판공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