난 초
네가 부각(浮刻)한 공간에
고향 하늘이 어린다
네가 유도한 시간에
어머니 주름살이 번식한다
지금쯤 누님은 어디서 네 꿈을 어루만지며
야속한 봄을 단장하고 있을까
하늘을 밀고 땅을 갈라
봄을 탄생시킨 네 입맞춤
이제는 분수처럼 생명을 뿜어
여름의 탑을 쌓는다
탑을 돌며
바람은 열띤 원무곡(圓舞曲)
원무곡(圓舞曲)에 맞추어 꽃들의
새 교향곡(交響曲)이 요란하다
요란한 가락 속에 나비는
내일을 나른다 분주하게
희망과 절망을 나른다
봄에서 봄으로
유영 제2시집 『천지서』1975, 중앙출판공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