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지서

난 초

yyrf 2018. 9. 23. 19:22

 

 

난  초

 

네가 부각(浮刻)한 공간에

고향 하늘이 어린다

 

네가 유도한 시간에

어머니 주름살이 번식한다

 

지금쯤 누님은 어디서 네 꿈을 어루만지며

야속한 봄을 단장하고 있을까

 

하늘을 밀고 땅을 갈라

봄을 탄생시킨 네 입맞춤

 

이제는 분수처럼 생명을 뿜어

여름의 탑을 쌓는다

 

탑을 돌며

바람은 열띤 원무곡(圓舞曲)

 

원무곡(圓舞曲)에 맞추어 꽃들의

새 교향곡(交響曲)이 요란하다

 

요란한 가락 속에 나비는

내일을 나른다 분주하게

 

희망과 절망을 나른다

봄에서 봄으로

 

        유영 제2시집  『천지서』1975, 중앙출판공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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