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음은 날개

어떤 순간

yyrf 2022. 6. 25. 16:54

머리끝에서 발끝까지

온갖 짐이란 짐 고역 다 지고

가는 곳마다 허덕이기에

창이 나고 찢어지고 해어진 낡은 신

 

이리 굴리고 저리 굴리어

상처 투성이 구멍 투성이

그대로 쓸려가서

영원히 사라져버릴 순간에

 

갑자기 체온이 얼어들고

촉감조차 마비가 되는 듯

어쩐지 유심히 관심이 끌리고

 

세상만사 다

다 이렇게 가버리는 것인가 하고

선뜻 시선이 돌려지지 않는다

    

                   유영시집『마음은 날개』1992, 푸름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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