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신을 이기는 사람
자신을 이기는 사람
스스로를 이기는 자가 가장 강한 이요, 천하를 이기는 이라고 말한다. 로마의 황제가 되고자 대관식에 가던 시저는 길목에서 점쟁이 노파를 만났다고 한다. 그 노파는 시저에게 위험하다고 경고를 했다. 그때 시저가 그 말을 귀담아 듣고 자제를 하였던들 비운의 죽음을 맞이하지 않았을 것이다. 그랬더라면 로마의 역사, 나아가 세계의 역사도 달라졌을 것이다.
나폴레옹의 경우도 그렇다. 자기 과대망상(誇大妄想)에서 벗어나 스스로를 이기는 아량과 겸손이 있었던들 워털루의 비극은 없었을 것이며, 프랑스는 물론 유럽의 역사 또한 달라졌을 것이다.
이승만, 박정희 역시 마찬가지다. 두 번 권좌에 앉는 것도 영광이요 과분한데 계속하여 집권을 꿈꾸다 결국 망신만 당하고 자신들이 쌓아 올린 공든 탑마저 산산조각 내지 않았던가? 스스로를 억제하는 참음과 용기가 조금만 있었던들 이들은 한국의 워싱턴과 제퍼슨이라는 존경을 받았을지도 모른다. 물욕 역시 마찬가지다. 욕심에 쫓겨 타고난 자기 몫도 찾지 못하고 신세를 망친 예는 너무도 많다. 명문 출신에 뛰어난 재능과 지식을 지녔던 지도층의 우두머리들이 자신의 분수를 지켰던들 영광을 누렸을 것이 아닌가? 스스로 만족할 줄 모르고 욕심의 칼을 마구 휘둘러 결국 자신의 목을 치고 쇠고랑을 차니 이 아니 우스운 비극인가? 명성사건, 형제복지원 등, 예를 들면 한이 없겠다.
노자(老子)는 "자신을 이겨야 강자요, 욕심을 버려야 부자다(自勝者疆知足者富)"라고 선견의 가르침을 주고 있다.
따지고 보면 세상사의 모든 오염과 어둠은 이 두 가지 마음가짐에서 온다. 이 두 가지 큰길에서 벗어나니까 '진실'이 가려지고 '인화(人和)'가 깨지고 결국 '가치관(價値觀)'이 진흙 속에 묻히고 만다. 자나깨나 스스로를 다스리는 일이 곧 천하를 다스리는 일이요 또한 자신을 살리는 일이라고 굳게 믿는다
- 한국인 1987.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