yyrf 2017. 9. 1. 16:37

 

 

나그네

 

어디까지 가려나

이 레일이 끝나는 날

차는 나를 내려 주겠지

그 때야 내 이야기는 시작되리라

 

산허리를 뚫는 굴이든

강 가슴을 맨 다리든

내 운명을 실은 기차여

달릴 대로 달려라

네가 멎을 곳

그 곳이 내 고향이란다

 

거기에 내 애인(愛人)도 있을 것이다

또한 내 어버이도 있을 것이다

 

그렇다 네가 멎을 때

그 때는 내 운명도 멎을 게다

 

또한 내 얘기도 멎을 게다

 

                            유영 시집  『일월』1970, 정음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