yyrf 2017. 7. 9. 06:37



물결에게


그렇게 재빨이 달려오지 마라

네 愛人이 떠난 지는 벌써 오랜 옛날이다

아니거든

웃고 달아나는 바람더러 물어보아라


바람이 왜

네 치마를 그리 흔드는지

너는 그 뜻을 모르느냐

이미 지워진 네 운명(運命)을 조롱함이다


애초에 네가 어리석었지

왜 좀 돌아설 줄도 모르고

자꾸 후미진 곳으로 찾아만 가

그렇게도 못 잊어 했던가 ――


에이, 그래도 단념(斷念)을 못하는가

그러면 영원(永遠)히 흘러라

한(限)없는 시간(時間)을 따라 저 하늘이 뚫어져

네 그리운 날이 돌아올 때까지


                                    <1938. 2. 18. 每日新報>